품질 독립 권한 과정에서 결재 서류와 거부 방어가 연쇄 충돌하는 현장 트러블슈팅
품질 독립 권한 과정에서 결재 서류와 거부 방어가 연쇄 충돌하는 현장 트러블슈팅
1. 오전 7시 반, 공장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 날 선 기류
오전 7시 반, 야간 생산이 끝나고 새벽 공기가 채 가시지 않은 공장에 들어섰다. 평소 같으면 커피 한잔하며 하루를 시작할 텐데, 오늘은 달랐다. 전날 밤, 생산팀과의 마찰로 인해 쌓인 피로와 긴장감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간밤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생산 이슈가 터졌고, 그 과정에서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생산팀장이 "이건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침 회의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결재 서류를 올리기로 했는데, 생산팀장의 '거부 방어'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품질 독립 권한을 막 행사하기 시작한 나로서는 이런 상황이 낯설면서도,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숨이 턱 막혔다. ‘품질은 품질, 생산은 생산’이라는 원칙을 세우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처음 문제를 인지했을 때는 단순히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임시방편이 결국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 내 권한으로 즉각 중단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만, 현장의 급박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2. 수치로 증명된 품질, 그리고 홀로 내려야 했던 결정
문제의 핵심은 도금액의 아연 농도였다. 야간 생산 중에 아연 농도가 평소 600g/L에서 520g/L까지 떨어졌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는 KS D 8301 규격의 하한선인 550g/L를 밑도는 수치였다. 당시 ASD(아연 도금량) 측정 결과도 평균 4.0A/dm²로, 목표치인 5.0A/dm²에 한참 못 미쳤다.
생산팀장은 "겨우 30g/L 낮아진 걸 가지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작업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는 단호했다. KS 규격뿐 아니라 주요 고객사의 사양서에는 최소 8μm의 도금 두께를 요구하고 있었고, 이 농도에서는 7μm도 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만약 이대로 출하된다면 불량 판정을 면치 못할 터였다.
결국, 나는 생산팀장의 의견을 뒤로하고 즉시 도금액 보충 지시를 내렸다. 1000L 탱크 기준으로 100kg의 순수 아연을 투입해야 했고, 이를 위한 가성소다(NaOH) 희석 및 투입 작업까지 30분 이상 소요되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아연 농도만 급하게 맞추려다 보니 도금액 온도가 55℃에서 70℃까지 급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아연이 과도하게 증발하고, 오히려 도금 품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 결국, 냉각수 투입과 함께 온도를 다시 60℃로 안정시키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해야 했다. 혼자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된 조치였다. 아연 농도를 580g/L로 맞추고 온도를 안정시킨 후, ASD 측정 결과는 5.2A/dm²로 회복되었고, 이후 생산된 제품들은 모두 목표 두께인 8μm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 나는 결재 서류에 명시된 품질 독립 권한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3. 이 경험 이후, 나의 품질 독립은 어떻게 바뀌었나?
이 사건을 겪으면서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소통 절차'였다. 이전에는 문제 발생 시 생산팀과 나, 혹은 나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중요한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 반드시 관련 부서(생산, 설비, 자재 등)와 실무진 회의를 거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단순히 '알린다'는 개념을 넘어, '함께 판단한다'는 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또한, '긴급 상황 발생 시 품질 결정권자'에 대한 명확한 프로세스를 문서화했다. 이전에는 불문율처럼 진행되던 일들이 이제는 명확한 결재 라인과 책임 소재를 가지고 움직이게 되었다. 예를 들어, 생산량 증대를 위해 KS 규격 이상의 품질 기준을 완화해야 할 경우, 이전에는 생산팀장의 구두 승인으로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반드시 경영진의 승인과 함께 품질팀의 심층 검토 보고서가 첨부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권한'과 '책임'의 균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품질 독립 권한은 단순히 생산을 통제하는 칼날이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패이자, 고객의 신뢰를 쌓는 기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산팀과의 갈등은 불편했지만, 그 과정에서 품질 담당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를 절감했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 품질 담당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침묵은 금이 아니다’. 부당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는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고 외로울 수 있지만, 당신의 목소리가 결국 회사의 품질 수준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4. 이런 상황, 어떻게 대응할까
| 상황 |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 대응 방법 |
|---|---|---|
| 도금액 농도 이상 | 생산팀: "소량 오차는 문제없다. 일단 계속 진행하자." 품질팀: "KS 규격 하회. 고객사 불만 야기 가능성 높음." |
즉시 생산 라인 중단 및 샘플링. 도금액 농도, 온도, pH 등 종합 측정.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규격 미달 시, 해당 로트 전량 폐기 또는 재작업 지시. (결재권자 승인 필요) |
| 불량 발생 시 책임 공방 | 생산팀: "자재 문제다." 자재팀: "원자재 입고 시 검사 이상 없었다." 품질팀: "공정 관리 미흡으로 판단된다." |
불량 발생 원인 규명을 위한 TF팀 구성. 데이터 기반 분석 (공정 데이터, 자재 분석 성적서, 설비 이력 등). 명확한 원인 규명 후, 책임 부서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품질팀 주도) |
| 개선 제안 반려 | 품질팀: "도금액 교체 주기 단축으로 품질 향상 가능." 생산팀: "비용 증가로 인한 생산성 저하 우려." |
개선 제안에 대한 ROI(투자 대비 효과) 분석. 단기적 비용 증가와 장기적 품질 향상 및 고객 만족도 증대 효과 비교. 경영진 보고를 통해 객관적인 의사결정 지원. |
5. 자주 받는 질문
Q1. 생산팀에서 제 '품질 독립 권한' 행사 때문에 오히려 생산 차질이 생긴다고 압박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단순히 '하지 마라'는 식의 통보가 아니라, 왜 해당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수치, 규격, 고객사 요구사항 등)를 제시하며 설명해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소통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경영진에게 상황을 보고하여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2. 결재 서류를 올렸는데, 생산팀장이 계속해서 반려하거나 서명을 미룰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정해진 절차와 기한을 명확히 하고, 문서화된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반려나 지연 시에는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상위 결재권자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협조를 구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품질 독립 권한을 행사했다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제 책임은 어떻게 되나요?
A. 모든 결정은 합리적인 근거와 규정,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내려져야 합니다. 고의적인 과실이나 명백한 규정 위반이 아닌 이상, 선의의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면책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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